미국 인디애나주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애자 차별을 허용하는 '종교자유보호법'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종교자유보호법 제정 이후 동성애 차별을 조장한다는 거센 비난이 각계에서 쏟아지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주지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이 법안이 사업주들에게 동성애자 차별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주 안에 수정된 법안이 주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에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인디애나주에서 오는 7월부터 발효될 종교자유보호법은 사업체나 개인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행동할 권리'에 관한 것으로 가령 사업주가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동성애자 고객의 요구를 거절해도 처벌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27일 펜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한 후 미국 사회는 인디애나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로 들끓었다.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각계 유명인사들이 법을 비판하고 나섰고 유력 정보기술(IT) 기업의 투자 중단·이전 발표도 잇따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인디애나주 출장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펜스 주지사와 법안 발의에 앞장선 공화당 소속 주 의원들은 법 취지가 개인의 종교자유를 보장하려는 것일 뿐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것은 아니라는 문구를 법안에 새로 넣기로 했다.
한편 종교의 자유와 차별금지가 맞선 이번 사태에서 여론이 차별금지 쪽의 손을 들어주면서 비슷한 법이 주의회를 통과한 아칸소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칸소주 하원은 주 상원을 통과한 종교자유보호법을 이날 표결에 부쳐 찬성 67, 반대 21로 가결 처리하고 아사 허친슨 주지사에게 서명을 요청한 상태다. 공화당 소속 허친슨 주지사도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한발 앞서 법을 제정한 인디애나주가 거센 역풍에 휘말린데다 아칸소주에 본부를 둔 미국 최대 유통 업체 월마트가 종교자유보호법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적잖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