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의 1대 주주인 MK전자가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주주총회 끝에 과반의 이사진을 선임하며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2대 주주이자 현 경영진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는 방어에 실패하면서 보고펀드-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한토신 인수는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토신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MK전자 측이 추천한 사내·사외이사가 6석 중 4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MK전자 측은 사내이사로 김두석·강성범 후보가, 사외이사로 박차웅·이승문 후보가 선임됐다. 반면 아이스텀 측은 사외이사 후보 중 성민섭·허용 후보만 선임됐다. 기존 이사를 포함하면 MK전자 측 이사는 5명, 아이스텀 측 이사는 4명으로 MK전자가 과반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한토신 경영권은 아이스텀에서 MK전자 측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한토신의 경영권 확보를 전제로 아이스텀 지분 전량(31.42%)을 인수하려던 보고-KKR 측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스텀이 사실상 한토신의 경영권을 잃으면서 보고-KKR가 지분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중복된 위임장이 다수 발견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4시간 늦어진 오후2시가 돼서야 시작됐다. 이후 경영권 향배를 가늠할 사내·사외이사 선정을 위한 투표 역시 전산상 오류로 또다시 지연되며 저녁8시가 넘어서야 회의가 끝났다.
이날 신일산업 주총에서는 김영 현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주총에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6,320만9,731주 중 4,715만3,232주(위임장 포함 참석 주주 1,644명)가 참석해 67%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은 출석 의결권의 51.68%가 찬성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