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취임후 첫 반란표… 금리 불협화음 커질까

초저금리 상당기간 유지 방침에
매파 플로셔 7월 FOMC서 반대표
금리 인상 시기·속도 놓고 격론 일듯

지난 2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반란표가 나왔다. 올 2·4분기 성장률이 깜짝 호조를 보이고 노동·인플레이션 등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 추세를 보이자 연준 내 매파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기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연준 내 불협화음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현재 월 350억달러인 자산매입 규모를 다음달부터 2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저금리 기조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지만 시장은 FOMC의 만장일치 관행이 옐런 의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깨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매파'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끝나도 상당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가이던스(통화정책 선제안내)에 위원 10명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유니크레디트의 함 밴드홀츠 미국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또 다른 매파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연은 총재가 지나치게 신중한 통화정책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며 "두 반대론자는 (연준 내 매파 목소리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연준 내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이견이 표출된 만큼 앞으로 금리인상 시기와 속도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FOMC 성명서 내용도 매파적 톤이 약간 높아졌다. 특히 성명서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개선 추세를 확실하게 인정했다. 기존의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치를 밑돈다'는 표현은 '장기 목표치에 다소 가까워졌다'로 수정했으며 고용도 지난달 '실업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에서 이번에는 '실업률이 더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개선됐다'로 바꿨다.

물론 이번 성명서는 대체로 비둘기적 기류가 지배했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가령 성명서는 '노동자원이 크게 활용되지 않고 있고 주택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며 서둘러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더 개선되면 매파의 공세에 밀려 옐런 의장이 오는 9월쯤 출구전략 신호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RIA캐피털마킷의 닉 스타멘코빅 전략가는 "올 하반기에도 강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임금상승 압력이 증가하면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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