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사협회가 합의한 '원격의료 개정안 국회제출' 등을 놓고 의료계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의협은 애초 예고했던 총파업 날짜를 일주일 미룬 3월10일로 정하고 오는 21~28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19일 오전 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발전협의회 결과는 내용이 부실하고 절차에 문제가 있으므로 의협 집행부는 공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원격의료나 영리병원 등에 대한 의협의 반대 입장은 그대로인데 협의문에는 모호한 문구가 많아 마치 의·정 합의가 이뤄진 것처럼 오해를 샀다는 게 의협 집행부의 입장이다.
의·정 협의회에는 의사협회를 대표해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과 이용진 의협 기획부회장 등이 참여했고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협상단에 모든 협상 권한을 넘겼다. 그런데 의료발전협의회가 다 끝난 뒤 노 회장 등 의협 집행부가 협상단을 부정하면서 의협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다.
의협은 또 총파업(집단 휴진) 돌입 시기를 3월3일에서 10일로 늦추고 회원 대상 투표일도 21~28일로 기존(19~27일)보다 이틀 연기했다. 의료발전협의회 일정이 지연돼 파업 일정을 미뤘다고 의협은 설명했다. 투표에서 파업 찬성표가 더 많아야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는 집단 휴진이 현실화된다.
의협 지도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번 투표는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동시에 협상단과 현 의협 집행부 간 힘겨루기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