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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프라 사업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입은행이 공항·철도·도로·수자원·도시개발 분야의 대표 공기업과 손을 잡았다. 수은은 이날 업무협약을 통해 공공 부문의 협력을 강화, 해외 인프라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1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해외 인프라 사업 관련 국내 6개 공기업과 '인프라 수출지원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협약에 참석한 이덕훈 수은 행장,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총 7개 공공기관 대표들은 해외 인프라 사업 분야별 금융 협력, 사업 발굴 정보 공유, 공동 발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업무협약서에 공동 서명했다.
공기업이 이날 업무협약서를 공동 체결한 것은 해외 인프라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공공 부문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이 행장은 이 자리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등으로 신흥국 인프라 시장의 중요성과 경쟁이 날로 더해져 가는 상황에서 공공 부문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번 파트너십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실효성 있는 인프라 협의체를 구성해 한국 기업의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 공적 금융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해외 인프라 사업은 민간 부문 단독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금융기관의 경쟁력 있는 금융 제공이 뒷받침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개발도상국 정부의 재원만으로는 추진이 어려운 대규모 사업에 정부재정과 민간투자를 결합하는 민관협력방식(PPP)으로 참여하는 사업을 수은이 주도하고 있다. 수은은 단순한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수출입 및 해외 투자시 금융컨설팅부터 대출·보증 등 금융지원과 지분투자까지 전방위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수은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연계해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 투자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수은은 2005년 이후 터키 유라시아 터널 사업 등 5개 인프라 사업에서 수은 금융 및 수은 EDCF와의 복합 금융 사업 지원을 시작으로 최근 라오스 남부 메콩 강 지류에 410㎿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까지 수은이 금융지원을 맡는 등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 보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특히 수은은 지난해 1월 지분투자 제한을 완화한 수은법 개정 이후 지분투자로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인프라 사업에 나서고 있다. 수은은 지난해 10월 포스코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인도네시아 스망카(Semangka) 수력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금융과 연계해 715만달러 규모의 최초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수은법 개정 이후 수은이 지분투자를 결정한 첫 프로젝트였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이 PF금융과 함께 자기자본 조달 부담과 투자위험을 경감하는 지분투자를 통해 프로젝트 전 단계에 걸쳐 종합 금융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 개발형 사업 성사에 기여했다"며 "지분투자를 통해 해외 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촉진하고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투자 확대 유인을 제공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은은 해외 인프라 사업 지원 규모를 늘리기 위해 올해 EDCF 지원을 1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중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EDCF 지원 전략 설명회를 개최하고 올해 EDCF 운용계획과 사업참여 절차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