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붕괴는 부자들의 중국 탈출로 이어지고 있다. 부패척결에다 세금 인상 등 악재만 쌓여가는 중국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익이라는 셈법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투자이민의 80%가 중국인이 차지했다. 이미 중국에 선진국 이민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아예 자산을 미국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미국투자이민 'EB-5' 비자를 발급받은 중국인은 6,895명에 달한다. 미국 투자이민 신청자 10명중 8명은 중국인이다.
'EB-5' 프로그램은 미국 내 사업장에 100만 달러(약 623만1,000위안)나 실업률이 높은 농촌지역에 50만 달러를 투자할 경우 발급된다. 또 최소 10개 이상의 풀타임 일자리를 창출이 가능한 사업체 운영자에게도 영주권이 부여된다. 100만달러면 한국돈으로 10억이 넘지만 베이징 부촌의 120㎡ 아파트의 가격이 800만위안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몇 채씩 집을 가진 중국 부자들에겐 문제될 게 없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 투자이민 전체 신청자의 90%도 중국인이다. 2011년 11월 호주정부가 거액 투자이민제도인 '중요투자비자(SIV)'를 새롭게 도입한 이후 중국인으로부터 약 3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캐나다도 중국인 이민붐이 불면서 지난해 약 4만5,000명의 중국인들이 투자이민을 신청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인 이민 신청자를 통해 많은 국가적 경제효과를 창출해 왔으나 과도한 중국인 유입이 논란이 되면서 투자이민제도를 일시 중단하고 있다.
중국 부유층의 이민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후룬 연구소에 따르면 160만 달러(약 17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 부유층 가운데 64%가 이미 해외로 이주했거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베이징=김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