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올해 들어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액은 423억9,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이던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폭이다. 올 1월 -0.9%였던 한국의 월간 수출 성장률은 2월 -3.3%, 3월 -4.3%에서 4월 -8.1%로 정점을 찍는가 싶더니 5월에는 두자릿수로 감소폭을 더 키웠다. 5월 한국 수출은 지역별로도 유럽연합(EU)에서 9.0% 감소한 것을 비롯해 미국(-7.1%), 중국(-3.3%), 일본(-13.2%), 아세안(-16.7%) 등 전반에 걸쳐 몰락을 면치 못했다.
정부는 때마다 수출대책을 내놓는데 왜 이런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수출을 떠받칠 묘책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일단은 수출기업에 대한 정부의 마케팅 지원과 수출금융 확대 등 단기처방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이날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양국 정상 간 정식 서명이 대중교역 둔화추세를 반전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원화 값 급등에 대한 대책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엔저 정책으로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최근 1년간 12%나 상승했다. 그 사이 우리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막대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판국에 일본은 곧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태세다. 더 큰 낭패를 보기 전에 해외투자 확대 등 '달러 퍼내기'를 통해서라도 원화 강세를 완화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수출둔화가 엔저나 글로벌 불황 탓만이 아니라 수출 경쟁력 저하에 기인한단 점이다. 정부와 기업·노동계는 이를 직시하고 공동운명체라는 의식 아래 대대적인 구조개혁에 함께 나서야 한다. 산업구조 재편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정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 생산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노동계의 힘이 하나로 모인다면 한국 수출은 다시 활로를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