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차'…발음실수로 강론서 비속어 사용

“이런 XX…이런 본보기들은 신의 섭리를 눈앞에 실현하고….”

소탈한 행보로 지지를 얻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강론 도중 발음 실수로 비속어를 내뱉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영자신문 ‘더로칼’과 미국 ABC방송, 허핑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교황이 이날 낮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강론하는 도중 신자들의 귀를 의심케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스페인어가 모국어지만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한 교황은 이날도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기부를 통한 부의 나눔을 역설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간에 단어 하나 때문에 사달이 났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본보기’ 또는 ‘사례’를 의미하는 ‘caso’를 ‘cazzo’로 잘못 발음했다.

미세한 발음 차이였지만 문제는 ‘cazzo’가 이탈리아어로 남성 성기를 뜻하는 단어이자 욕설로 흔히 쓰인다는 점이었다.

교황은 “우리가 자신만을 위해 부를 축적하기보다 다른 이와 나눈다면, 이런 본보기들은 신의 섭리를 눈앞에 실현할 것”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작은 발음 차이 때문에 전혀 엉뚱한 문장이 됐다.

실수를 깨달은 교황은 곧바로 ‘caso’로 정정하고 태연하게 강론을 이어갔지만 이 순간을 찍은 영상은 SNS 서비스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외신들은 이 단어가 영어로는 ‘fXXX’에 해당하는 비속어로 공식 석상에서는 금기시된다며 교황이 ‘F-폭탄’을 떨어뜨렸다고 표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해프닝과 관련해 교황청에 질의했지만 교황청 대변인이 언급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오히려 이 영상에 ‘외국인들이 이탈리아어를 말할 때 흔히 하는 실수일 뿐이다’, ‘교황도 사람이었구나!’라고 댓글을 달며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에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프란시스코 교황은 교황 여름별장 ‘카스텔 간돌포’의 정원을 이달부터 일반에 개방하기로 했다고 dpa통신이 바티칸라디오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마에서 동남쪽으로 24㎞ 떨어진 곳에 있는 카스텔 간돌포는 17세기에 지어져 교황의 하계 별장으로 이용돼왔으며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퇴임 후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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