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겠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여위숙(53) 관장은 "학부모가 아닌 엄마의 마음으로 행복한 도서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관장이 '엄마의 마음'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학부모는 아이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매니저라면 엄마는 무한 사랑을 베푸는 마음의 안식처"라며 "도서관 서비스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이기에 아이들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사서 출신의 고위공무원으로 취임한 여 관장은 도서관 이용자들 중 청소년이 아동에 비해 적다는 데 착안, 청소년 인문학 프로젝트인 '청소년 인문학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학원 다니느라 바쁜 중고등학생들이 올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며 "매번 200여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참가해 전문가들의 강의를 진지하게 듣고 질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청소년들과 만났다. 인문학 속 장소를 탐방하는 '인문학 소풍'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반응이 뜨겁다. 그는 "지방에서 아이들을 데려 오는 열성 부모들도 많다"며 "초등학교 때는 책을 많이 읽던 아이들도 중학교 진학 후에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도서관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소년들이 다시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국내 납본제(도서출판시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부해 보관하는 제도)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출간된 아동서 40만여권이 소장돼 있어 국내 아동서 출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는 "장서보관은 국립도서관의 역할 중 하나로 다양한 아동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일반 이용자들은 물론 연구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에는 작고한 아동작가들의 개인문고를 설치해 총 9,985권을 기증 받아 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1970년대 하이틴영화 '얄개시대'의 원저자인 조흔파 선생의 미망인으로부터 육필원고ㆍ소장품 등을 기증 받기도 했다.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인 여 관장은 "경기대와 공동으로 적성과 독서 패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성향에 따라 독서 편중현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적성에 따른 맞춤 독서프로그램 개발, 방학을 이용한 1박2일 청소년 독서캠프 개설 등 청소년들과의 거리를 좁혀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