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자산 운용 손실이 커지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여력이 크게 떨어졌다.
현대하이카ㆍ한화손해보험ㆍ흥국화재 등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으며 주요 보험사 중에는 삼성생명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73.7%로 전 분기의 307.8%보다 34.1% 포인트 하락했다.
RBC란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생겨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금감원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생명보험사 RBC는 277.7%로 39.8%포인트가, 손해보험사 RBC는 264.3%로 20.6%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다가오면서 채권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하락하자 유가증권 평가 손익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이 풀었던 막대한 돈을 거둬들이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것이다. 실제 올해 3월과 6월을 비교하면 보험회사의 평가 손익은 3개월 만에 7조3,000억원이나 줄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하이카의 RBC가 135.6%로 가장 나빴다. 한화손보(147.1%)ㆍ흥국화재(159.1%)도 문제가 심각했다.
대형 손보사 중에는 LIG손해보험의 RBC가 165.7%로 낮은 편이었다. 현대해상도 189.6%로 RBC가 200%를 넘지 못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RBC는 154.6%로 생보사 중 최악이었다. KB생명(155.9%), KDB생명(159.5%)도 좋지 않았다. 400%가 넘었던 삼성생명의 RBC도 334.8%로 떨어졌다.
금감원은 이들 보험사에 대해 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 건전성 제고를 적극적으로 지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