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불붙은 타자들과 함께 다저스를 올 시즌 첫 서부지구 1위에 올려놓은 날, 추신수(31ㆍ신시내티)는 시즌 14호 홈런으로 16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벌였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후반기 첫 선발등판에서 시즌 8승(3패)을 달성했다. 102개의 공(스트라이크 64개)을 던지는 동안 5⅓이닝 9피안타 2볼넷에 3탈삼진에 4실점했다. 14대5로 이겨 4연승을 달린 다저스(51승47패)는 애리조나(51승48패)를 누르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로 올라섰다.
다저스 경기가 끝날 때쯤 추신수는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시즌 24호 2루타와 14호 1점 홈런으로 신시내티의 11대0 대승을 이끌었다. 7월 월간 타율이 무려 0.406(69타수 28안타)인 추신수와 신인왕을 향해 순항 중인 류현진은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다.
◇고마워요 핵타선= 5월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둘 때의 공은 아니었다. 치기 쉬운 공이 많다 보니 1회 말에만 25개를 던진 류현진은 3회까지 투구 수가 이미 69개로 불어나 있었다. 그래도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물타선’에서 ‘핵타선’으로 변신한 타자들과 병살 유도 덕분이었다.
0대0이던 2회 초 4점을 먼저 뽑은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이 강판되기 전까지 무려 10점을 지원했다. 이후에도 4점을 추가한 다저스는 이날 홈런 두 개를 포함해 16안타를 퍼부었다. 특히 수비에서 류현진과 궁합을 맞춘 포수 AJ 엘리스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쓸어 담으며 공수에서 ‘류현진 도우미’ 구실을 톡톡히 했다. 류현진 자신도 4회와 5회 연속으로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넘기며 전경기 5이닝 이상 투구 기록을 이어갔다. 3회 2아웃을 잡고도 연속안타로 2실점한 장면, 6회 1사 1ㆍ2루에서 강판된 뒤 구원투수가 주자 두 명을 전부 홈으로 불러들인 장면은 아쉬웠다. 류현진은 “너무 정직한 공이 많아 다소 힘들었다”면서도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린스컴을 무너뜨리다= 추신수가 2루타와 홈런으로 주저앉힌 팀 린스컴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투수다. 2008년부터 2년 연속으로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을 받은 그는 2008년부터 3년 연속으로 리그 최다탈삼진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에서 이날 3⅔이닝 8실점을 포함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지난 14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무피안타 무실점 경기)을 작성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2회 1사 뒤 그런 린스컴의 공을 밀어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4타수 2안타(1홈런)에 1타점 1득점. 시즌 타율을 0.294로 높인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 볼넷 2위(65개), 출루율 3위(0.427), 득점 공동 5위(69점)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