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락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 현물을 내던지면서 지수선물을 대량 매수, 향후 코스피 반등에 ‘베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수는 일시적인 반등 차익을 노린 투기적인 매매로 봐야 한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 최근 사흘째 코스피200선물에 대한 ‘사자’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한 전날 외국인의 지수선물 순매수 규모는 1만8,914계약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1일에도 외국인은 선물을 8,900계약 순매수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주식 현물을 팔고 선물을 대량으로 사는 석연치 않은 매매를 보이는 데다 가격 지표도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외국인의 선물 매수를 강한 반등의 시그널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지수선물에 대해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선 2013년 6월21일(8,000억원) 이래 최대 규모의 순매도(7,300억원)를 기록했다.
공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순매수는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위험회피) 용도와 함께 개인투자자들의 투매에 따른 수급 반작용으로 추정한다”며 “특히 외국인은 개인이 사상 최대 투매에 나서자 저가 매수세로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인 것은 기존에 쌓아둔 매도 포지션을 청산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단기 반등 때 차익을 노린 투기적인 매매에 불과한 만큼 추종 매매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이 전날 선물과 콜옵션을 사고, 풋옵션을 내다 판 것은 최근 낙폭이 큰 만큼 주가가 반등할 때는 탄력적인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점에 착안한 매매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도 “시장간 수급과 가격 지표에 대한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면 가격이 균형점으로 회귀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현 지수대를 저점으로 인식한다는 신호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며 “외국인은 선물 매매는 단기 투기적인 성향의 매매에 불과해 지수가 반등하면 외국인은 다시 선물을 팔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외국인은 지수선물을 3,780계약 순매수해 사흘째 ‘사자’ 전략을 이어가고 있으나, 콜옵션에 대해선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고, 풋옵션은 사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