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7월 시행 예정인 기초연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5%가 소득하위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반면 모든 노인에게 줘야 한다는 의견은 17.2%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정책현안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이 서베이 형태로 여론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기초연금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대선공약대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지급해야 하는지와 국민연금과 연계할지 여부다. 국회에 제출된 기초연금 법안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10만~20만원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설문내용을 보면 정부 안에 유리한 응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짜맞췄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하나같이 정부 안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작 가장 큰 논란거리인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방안에 대한 설문은 어찌 된 영문인지 쏙 빠졌다. 정부 안이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에게 되레 불리하다는 지적 때문에 논란이 거센데도 조사에서 제외한 것은 상식 밖이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실시한 연금전문가 대상 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사 결과 정부 안의 가장 문제로 83%가 국민연금 가입자의 역차별을 꼽았다. 국민연금 자진탈퇴자가 늘어나는 현상도 기초연금연동제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유사한 질문 항목이 있긴 하다. 국민연금 등을 고려해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과 20만원 정액지급 방안의 선호도를 비교해 물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연계방안의 지지도로 보긴 어렵다.
우리는 연구원이 연금연계 방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조사항목에서 제외했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다. 객관성과 신뢰성이 의심받는 조사라면 구태여 세금을 들일 이유가 없다. 정부안 역시 이런 식으론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