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짐바브웨의 긴급구제 자금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10일 보도했다.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경제파탄을 막고자 지난 2월 중국에 270억 달러의 차관 제공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짐바브웨는 현재 국제금융기관 등에 110억 달러를 체납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과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는 입장이다.
실업률이 85%에 이르고 뚜렷한 산업이 없을 정도로 경제상황이 나쁜 짐바브웨는 자금을 구하지 못해 경제가 무너지면 중간층과 근로자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짐바브웨로서는 중국을 유일한 희망으로 보고 여러 차례 지원을 요청했다.
여기에는 세계 각 지역에서 에너지 및 자원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국이 백금, 금, 다이아몬드, 석탄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짐바브웨와의 관계유지를 위해 자금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국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짐바브웨 대통령실 대변인은 중국의 지원규모가 처음에는 3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으나 점차 100억 달러, 30억 달러 등으로 액수를 내리다 지난 2월에는 4억 달러까지 낮췄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중국이 직접 원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짐바브웨를 위한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작년 11월 앞으로 12년 동안 아프리카에 1조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약속은 아프리카 각국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해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고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짐바브웨는 워낙 경제상황이 나쁜데다 무가베의 경제재건 계획도 신뢰하기 어려워 돈을 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중국이 자금지원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