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에서 CEO까지…GM, 첫 여성 CEO 임명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생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사상 최초로 여성을 최고경영자(CEO)에 임명한다.

현지 언론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가 여성인 메리 바라(51) 부사장을 최고경영자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바라 내정자는 현재 글로벌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바라는 내년 1월15일 최고경영자인 댄 애커슨의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2010년 9월 취임한 애커슨은 최근 부인의 건강 문제로 임기를 몇 달 앞당겨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M은 애커슨 체제에서 한 때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재정 불안 상태를 대폭 극복하고 자동차 성능도 상당 부분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라 내정자는 1980년 제너럴모터스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해 내부 승진을 거듭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당시 회사 부설 자동차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18세 소녀였던 그는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근무했던 폰티액 생산라인에 투입됐을 당시 어린 여성으로서 외롭고 힘들었다”며 당시 경험을 털어놨다.

그러나 생산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라는 이후 잭 스미스 전 GM 최고경영자의 비서로 발탁되며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다니는 등 사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자동차 모델별 담당 임원수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GM의 자동차 플랫폼 종류를 단순화하고 호환 부품수를 줄이게 하는 등 생산성을 높였다.

자녀 둘을 둔 바라는 GM의 폰티액 생산라인에서 기술직으로 일한 아버지를 이어 2대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제너럴 모터스 가족’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조업의 꽃’으로 불리는 차 산업의 1위 업체에서 여성 수장이 탄생은 것은 미국 전체에 미치는 상징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자동차 관련 연구기구 에드먼즈닷컴의 미셸 크랩스는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메리 바라는 매우 유능한 자동차업계 경영인으로 그동안 여러 번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왔다”고 평했다.

현재 미국의 주요 여성 경영인으로는 아이비엠(IBM) 의 지니 로메티, 펩시의 인드라 누이, 야후의 머리사 메이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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