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가 주목해야 할 퍼플오션] <14> 종자산업

우수 종자 1g당 수십만원 달해
품종개발·생산 신성장동력으로

종자산업은 미래 식량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선진국들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유엔(UN)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71억명인 전세계 인구 수가 이르면 오는 2050년께 10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인구폭증이 가져올 무수한 폐해 중 전문가들이 꼽는 최우선 과제는 다름 아닌 식량난의 심화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유망 신사업 분야로 종자산업을 지목했다. 우수 종자의 개발과 종자주권의 수호가 미래 식량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선진국들이 종자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나 다국적 종자기업들이 종자전쟁으로 대변되는 우량 종자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KISTI는 정부가 지난해 종자 수출 2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2021년까지 4,91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를 가동했다는 점도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미 주요 우수 종자들은 골든 시드, 즉 금보다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파프리카의 종자는 1g당 6만~15만원대, 토마토는 기능성 고가 품종이 1g당 30만~40만원에 달한다. 좋은 종자 하나만으로도 막대한 부가가치 생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전세계 농업 분야 종자시장은 약 450억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채소 종자 시장만 2011년 50억달러에서 2020년 88억달러로 76%의 고성장이 예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채소 종자시장이 지난해 기준 2.7억달러였는데 해외 종자 의존도가 높다는 게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한국종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수입종자 비중은 금액을 기준으로 파프리카가 가장 높았고 토마토와 양파가 뒤를 이었다. 파프리카는 2010년 200만달러에서 2013년 500만달러로 2배 이상 늘었고 토마토도 같은 기간 170만달러에서 400만달러로 증가했다. 파프리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토마토와 양파 역시 종자 자급률이 10~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같은 높은 의존도는 IMF 경제위기 당시 국내 종자회사 대다수가 외국기업에 인수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 종자시장의 50% 이상이 다국적 종자기업에 점령당한 상태다.

황지나 KISTI 산업시장분석실 연구원은 "2013년 국내 종자 수출액은 4,000만달러, 해외 채종을 제외한 순수입액은 1,600만달러로 수출액 규모가 크지만 고부가가치 글로벌 품종인 파프리카·토마토·양파 등의 육종기술과 유전자원은 극히 부족하다"며 "세계 시장의 73%를 장악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해 종자주권을 지키려면 우수 품종 육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우수 품종을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제공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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