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불황 속에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던 중저가 시장에까지 불황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지고 있다.
미샤, 페이스숍,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원브랜드숍이 역대 최대 할인 이벤트 경쟁에 돌입하면서 지갑을 닫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불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 중저가 원브랜드숍들마저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판매가 주춤하자 7월 뜨거운 세일 경쟁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이번 세일은 여느 때와 다른 풍경을 연출해 눈길을 끈다. 더페이스숍, 보떼, 이니스프리, DHC 등 다수 업체가 론칭 이후 올해 처음으로 정기 세일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다 보니 원브랜드숍 세일을 기다렸다 사려는 고객들이 늘고 경쟁업체들이 대대적인 세일을 단행해 세일에 동참할 수 밖에 없었다"며 "요즘 같은 때는 세일이라는 미끼를 던져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주요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여름철 화장품 시장의 비수기를 타개하기 위해 역대 최대 할인폭인 50%를 내건 브랜드들도 크게 늘었다. 보떼는 오는 17일까지 기초화장품 단가가 높은 LG생활건강의 중고가 브랜드를 최대 절반 할인 가격으로 진행 중이다. 미샤 역시 이달 말까지 최대 50%까지 깎아주는 여름 정기 빅 세일을 실시중인데 매월 20% 세일하는 '미샤데이' 이벤트와 달리 세일 할인폭을 50%까지 높였다. 미샤가 세일을 시작하는 10일에는 하루종일 미샤가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할인 행사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 페이스숍도 최근 역대 최장 기간 동안 역대 최고인 20~50%에 달하는 할인행사를 펼쳐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품목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미샤의 트리트먼트 에센스 등 히트 제품까지 세일 행렬에 동참하는 등 페이스숍,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모든 브랜드들이 신제품을 포함해 세일을 전품목으로 확대했다.
게릴라성 세일도 올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에뛰드는 지난 1일 하루 동안 30% 깜짝 세일을 했고 이니스프리 등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콘셉트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들은 충성도가 높은 회원을 대상으로 혜택을 주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7~30일 신제품 및 인기제품을 30%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보떼도 회원에 한해 추가 10%를 더해 최대 60%까지 할인 혜택을 준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재고를 털고 매출 부진을 극복하려면 할인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면서 "올해 워낙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거의 1년 내내 세일이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