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인수전] 기아인수와 '닮은꼴'

이에 따라 매각 방식이 국제입찰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우차 매각 시점도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포드가 기아차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였음에도 현대에 기습을 당했던 것과 같은 사례가 대우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GM에도 재연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GM은 이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수의계약 의사를 강력히 밝히는 등 대우차 인수에 대한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우차 매각방식이 국제입찰로 굳어질 경우 기아차 사례에서 나타났던 것 처럼 대우차의 향방도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줄곧 표명하고 있는 현대와 삼성의 전략이 변화돼 전략적 합종연횡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제2의 기아차 인수전 재연 가능성 높아= 기아차 인수의 가장 강력한 후보는 기아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포드였다. 그 당시 포드와의 수의계약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 현대 GM 등이 기아차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아차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논란 끝에 매각방식이 국제입찰로 결정됐고 결국 예상과는 달리 현대가 기아차를 인수했다. 대우차의 인수전도 기아차와 흡사한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드가 대우차 인수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만 해도 GM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이 참여의사를 표명한 이상 국제입찰방식의 매각이 유력해지고 있다. 채권단과 정부 입장에서 GM이 매우 높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특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수의계약 방식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GM이 가장 적극적= GM은 지난 7일 미국에서 열린 월례이사회에서 대우차 인수 의사를 분명히했다. 또 포드가 대우차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자 왜그너 사장이 일본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GM의 대우차 인수 당위성을설명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기섭 GM코리아 상무는 『국제입찰로 시간을 끌어 대우차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수의계약을 통해 대우차를 인수하는 게 한국자동차 산업을 위해 현명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최근 적극적인 대우차 인수 의사를 밝힌데 이어 GM의 수의계약에 제동을 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같은 포드의 행동을 대우차 인수 의지라기 보다는 GM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분위기다. 또 국제입찰을 통해 대우의 생산, 기술 자료를 입수해 GM의 대우 인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게 포드의 속뜻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포드도 GM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시장 점유율 10%를 노리고 있는데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과 동유럽 시장에서의 GM 견제를위해 대우차 인수를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대우차 인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도 대우차의 자료를 국제입찰을 통해 얻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기성기자BSTAR@SED.CO.KR 최원정기자BAOBA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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