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ㆍ일본 등 주요국이 여름을 앞두고 전력난으로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경기둔화 위협에 시달리는 지구촌 경제가 유가상승과 더불어 전력난이라는 복병까지 만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ㆍ일본의 전력난은 원전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촉발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LA와 샌디에이고ㆍ오렌지카운티 등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샌오노프리 원자력발전소가 여름까지 가동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샌오노프리 원자로 2기 모두 미국 원자력위원회(NRC)가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증기배출 튜브 일부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정밀 추가 검사와 수리를 위해 당초 예상보다 가동재개 시점이 크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은 "130만가구의 전력을 책임져온 샌오노프리 원전가동이 늦어지면 낮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여름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도 원전발 전력대란 우려에 휩싸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니가타현에 있는 도쿄전력 산하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6호기가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일본이 보유한 54기의 원전 가운데 홋카이도전력 산하의 도마리 원전 3호기를 제외한 53기의 가동이 멈춘다. 신문은 "도쿄전력 산하의 원전가동이 모두 멈추면서 혹서기에 수도권에서 13% 정도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력난은 설비투자 지연 등으로 전력공급 능력이 둔화된데다 성장률마저 따라가지 못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전력기업연합회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화력발전 설비투자 둔화와 발전용 석탄공급 부족, 수력발전을 위한 수자원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전력부족량이 3,000만~4,000만kW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전련은 올해 사회 전체의 전력 사용량이 8.5~10.5%가량 증가하겠지만 전력설비 건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전력 공급량이 3,000만kW가량 부족해 전국 24개 성에서 전력난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