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정권교체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야당 측에서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와 여권이 부정선거를 공모했다며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정국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말레이시아 선관위는 총선개표 결과 나집 라작(60) 총리가 이끄는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이 전체 국회의원 222석 중 133석, 안와르 이브라힘(65) 전 부총리가 이끄는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이 89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이번 총선에 1,330만여명의 유권자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이 참여해 80%의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957년 독립 이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말레이계 주민과 토착민 기반의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를 중심으로 결집해 정권을 유지해온 BN은 집권기간을 60년으로 늘리게 됐다. 나집 총리는 "국민의 결정, 국민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야당이 열린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와르 전 부총리는 선관위가 국민전선과 선거부정을 공모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논란이 있는 선거구에 대한 선관위의 해명이 끝날 때까지는 국민전선이 과반의석의 차지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방의회 당선자는 BN이 275명, PR가 230명으로 국회와 비교해 박빙의 결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민전선이 국회에서 얻은 133석이 당초 목표치인 3분의2의석(148석)에 못 미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에 얻은 133석은 2008년 총선에서 충격적 패배로 인식되며 압둘라 바다위 당시 총리의 사임을 초래한 140석보다 7석이나 적다.
나집 총리가 ▦말레이계 우대정책(부미푸트라) ▦권위주의 통치 ▦집권층 부정부패 등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총리직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야권의 정권교체에 대한 도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BN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중국계 국민들이 여권 지지에서 이탈하고 중산층의 지지도 하락하는 등 이번 총선은 여당에 최악의 결과"라며 "연말에 나집 총리가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