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방어에 비상 걸린 시중은행, 핵심예금 크게 늘렸다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시중은행들이 타개책으로 핵심예금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핵심예금은 당좌ㆍ보통ㆍ공금예금 등 만기가 따로 없는 요구불예금과 일부 저축성 예금을 말한다. 은행의 수신채널 중 원가가 가장 낮아 대표적인 저금리 타개책으로 꼽힌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핵심예금 잔액은 221조1,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7조3,940억원에 비해 12.04% 증가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의 핵심예금 증가는 올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총 7조4,980억원이 늘었는데 올 상반기 증가액만 두 배가 넘는 16조2,71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의 핵심예금 잔액이 지난 1년간 5조6,840억원 늘어 가장 높은 24.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우리은행(11.9%), 신한은행(11.1%), 하나은행(10.9%), 국민은행(8.4%) 순이었다.
이들 시중은행의 핵심예금 유치 전략은 저금리 기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은행이 저원가인 핵심예금 비중을 늘리면 자금 조달 비용은 그만큼 낮아지게 되고 예대마진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백운 아이엠투자증권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7월 한 달 은행의 수신 동향을 살펴보면 금리가 낮은 실세요구불예금 등의 저원가성 수신이 증가하면서 수신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시중은행장들은 틈날 때마다 핵심예금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지난해부터 순이자마진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예금 확대를 부서장들에게 주문했고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올해 경영 목표로 핵심예금 비중 확대를 공언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12개월) 금리는 은행별로 편차가 있지만 대부분이 2% 중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이처럼 시중에 연 3% 예금상품조차 씨가 마른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핵심예금은 은행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임에도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등 어느 곳 하나 자금을 운용하기가 마땅치 않아 고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급여이체통장이나 연금 수령 등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