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실업률이 7.4%로 하락하며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규 고용자수는 16만2,000명에 그치며 고용 지표가 엇갈렸다.
2일 미국 노동부는 7월 실업률이 7.4%를 기록하며 전월(7.6%)보다 0.2%포인트 가량 개선됐다고 밝혔다. 7월 실업률은 당초 전문가들이 전망한 7.5% 보다도 0.1% 낮은 것으로, 약 4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농업분야를 제외한 7월 신규 고용은 단지 16만2,000명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전문가 전망치(18만5,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6월 고용자수도 속보치(20만2,000명)보다 낮은 18만8,000명으로 수정됐다.
AP통신은 “미약한 성장세를 예상한 기업들이 추가 고용을 꺼리는 것 같다”며 “올 여름 이후 미진한 성장 기조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5~6월의 신규 고용 수정치가 2개월 연속 속보치보다 줄어든 점을 주목하고 있다. 월별 신규 고용숫자 역시 12개월 평균치인 18만9,000명을 3개월 연속 하회했다.
미 고용시장이 지난 34개월 동안 플러스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약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7월 주당 노동시간은 34.5시간에서 34.4시간으로 감소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첫 하락세를 나타냈고, 시간당 노동임금도 23.98달러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미국 실업률은 가계를 대상으로, 신규 고용숫자는 고용주를 대상으로 집계해 약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결국 동일한 흐름으로 귀결된다.
리안 스위트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도 “고용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며 “시퀘스터(연방정부의 자동예산삭감)로 인한 파장이 여전한데다 강한 성장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부문별로는 소매업이 지난달 4만7,000명을 신규로 채용하며 8개월 최고 수준의 신규고용 규모를 나타냈다. 제조업도 자동차 분야의 업황 호조에 힘입어 5개월 만에 첫 증가세를 실현했다. 음식서비스ㆍ증권ㆍ도매거래 분야도 고용 인원을 늘린 반면, 건설ㆍ교육ㆍ헬스케어 분야는 고용 인원이 전달보다 감소했다. 정부 부문을 제외한 7월 민간 고용자수도 16만1,000명에 그치며 전월 확정치(19만6,000명)와 전문가전망(19만5,000명)을 모두 밑돌았다.
미국의 신규 고용 추세는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결정할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히며 그간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성장 둔화세가 고용주들의 뇌리에 각인되며 실망스러운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 각 분야에서 나타났던 역전 기조가 고용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