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 연기가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연준이 '선제안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하며 "앞으로 출구전략 시동이 힘들어지게 연준이 스스로 덫을 놓았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 5월 매달 85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선제안내에 나섰으며 이후 시장은 9월부터 연준이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이라고 관측해왔다. 그러나 연준은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근거로 시장의 예상을 깨고 양적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연준이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안내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매달 바뀌는 경제 뉴스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단기 경제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다음 회의 때부터라도 채권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준과 시장의 소통실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회장은 "이번 결정은 선제안내에 치명타를 가한 것"이라며 "연준이 오히려 시장의 불투명성을 높이는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이 20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48명 중 33명은 연준의 의사소통이 "불투명했다"고 응답했다. 웰스파고의 샘 불러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2월부터 채권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지만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연준은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