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재구성] 베이비붐 세대 "자격증 따놓자"

퇴직 대비 공인중개사 등 수강생 늘어


직장인 이모(50)씨는 지난 2년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 최근 공인중개사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앞으로 언제 회사를 나가야 될지 모르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안정적인 일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퇴직 후에도 20년 동안은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공인중개사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47~55세)들은 현장의 경험과 연륜은 갖췄지만 직장에서 퇴직하면 사실상 다시 고용될 기회를 잡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에서 퇴직하더라도 최소한 20년 가까이는 경제활동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대비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 중에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격증 등을 준비하면서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각종 자격증 취득을 돕는 학원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평생교육 전문업체인 에듀윌의 경우 회원 수가 매년 10% 이상 증가, 지난 2008년 70만명에서 올해는 110만명가량으로 늘었다. 특히 공인중개사와 주택관리사 등 창업과 취업이라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자격증 취득과정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수강생이 증가했다. 양형남 에듀윌 대표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경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전문직으로 진출할 수 있어 공인중개사나 사회복지사ㆍ보육교사ㆍ직업상담사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이들이 일찍 퇴직할 경우 인력부족 현상이 생길 것에 대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특히 고학력 청년층이 기피하는 기술ㆍ기능직 분야에서 산업기능인력의 부족을 심화시켜 산업인력 공동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이들의 은퇴를 늦추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는 한편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00인 이상 사업장 8,423곳의 임금피크제 시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12.1%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나 2005년 2.3%에서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기업별로는 포스코가 올해 1월부터 정년을 56세에서 58세로 연장하고 50~56세에는 임금을 동결하고 57세에는 기존 임금의 90%, 58세에는 80%를 받도록 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한전은 지난해 7월부터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늘리고 56세 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삭감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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