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신탁운용실력 편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저금리에 따라 은행 수신금리가 하향평준화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현상이다. 은행중에서는 한미은행의 신탁배당률이 다른 은행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5일 주요 은행별로 3월중 신종적립신탁의 월평균 배당률을 조사한 결과 1위인 한미은행(10.89%)과 최하위인 서울은행(8.75%)간에 무려 2.14%포인트의 격차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중 1위였던 외환은행(11.37%)과 꼴찌였던 기업은행(10.06%)간의 격차(1.31%)에 비해 0.83%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은행별로는 서울은행의 3월중 평균 배당률이 지난해말에 비해 2.19%포인트나 급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밖에 조흥·한빛·서울·국민·주택은행 등도 1%포인트 이상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반면 3월중 수위를 기록한 한미은행은 지난해말에 비해 불과 0.08%포인트가 내려선 것으로 나타나, 저금리 속에서도 꾸준한 신탁운용 실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해외에 매각된 제일은행도 3월중 10.03%의 평균 배당률을 기록하면서 2위에 랭크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12개 주요은행의 평균 배당률은 계속된 저금리에 따라 3월중 9.7%를 기록, 지난해말에 비해 1.01%포인트의 비교적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다.
은행권의 신종적립신탁은 신탁상품중 대표적 상품으로 은행 신탁의 운용실력을 나타내는 잣대로 이용된다.
계속되는 저금리 현상 속에서 은행권의 신탁배당률 격차가 이처럼 커진 것은 이례적인 일. 모 은행 신탁담당자는 『저금리 속에서는 배당률도 편차가 줄어드는게 정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3월중 평균 배당률에서 수위를 기록한 한미은행 관계자는 이에대해 『채권쪽에 고금리 운용을 적절히 한데다 보유자산이 상대적으로 건전해 충당금을 덜 쌓았기 때문』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추세에 대해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은행들이 은행계정의 자산을 신탁자산에 편입, 수익률을 높히는 「불법행위」를 벌였으나, 올해부터는 이같은 행위가 완전 금지돼 신탁자산의 건전성이 배당률으로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올 하반기에는 편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의 배당률 상황이 금리의 하향 평준화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고객들이 운용처를 찾을 수 있는 이정표로 이용될 수 있는 셈이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