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대금을 가로챈 변호사가 실형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이번에는 의뢰인이 맡긴 돈을 몰래 빼낸 변호사가 징역형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토지 관련 민사사건의 의뢰인들이 맡긴 돈을 몰래 빼돌려 쓴 혐의(횡령)로 기소된 손모 변호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원심이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2010년 12월께 김모씨 등 4명에게서 토지 소유권 말소등기를 청구하는 민사재판 항소심 대리를 의뢰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들로부터 '분쟁 토지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는데 내야 하냐'는 문의를 받았다. 이에 손 변호사는 현재 민사소송 중이니 당장은 세금을 낼 필요가 없지만 세금을 낼 돈을 주면 법무법인 통장에 보관해주겠다고 제안한 후 피해자 중 한 명인 이모씨의 남편을 만나 보관금 명목으로 1억5,5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손 변호사는 이 가운데 1억2,500만원을 주유비·식대 등 생활비, 채무변제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손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보관하면서 일부를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