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3일 오전6시께 북한이 장성택 사형 집행 소식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격 보도하자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하는 등 군과 외교·안보 당국이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정부는 장성택의 실각에 이은 사형 집행까지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예의 주시한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군은 북한의 우발상황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외교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하다"는 판단 속에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대응한다는 기조를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7시30분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유관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가량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갖고 장성택 사형 집행 등 대북 정보를 공유한 뒤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안보정책조정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 내에서 전개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동맹국 및 관련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장성택 처형 소식을 미리 알았느냐는 질문에 "오늘 아침에 북한 발표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북한 내 이상 움직임이나 이상 기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추후에도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해서 파악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사형 집행과 관련, 강화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군이 이달 들어 동계훈련에 돌입함에 따라 합동참모본부는 대북 정보감시 및 작전 대비 태세의 강화를 예하부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상황근무를 강화하고 적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혹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개연성은 있으나 현재까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특별한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북한 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외교부도 한반도 정세의 급변 가능성에 비상등을 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수많은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면서 "오늘 아침 북한의 장성택 처형 긴급보도에서 보듯이 우리가 처한 외교안보환경은 매우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우리가 어떻게 국제환경 변화를 판단하고 대처하는지가 우리 국익과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