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시선집중] 도시락카페·게임존·미팅룸까지… 대형매장으로 진화하는 편의점

매장규모 기존보다 2배이상 넓혀 휴식·업무 볼 수 있는 공간 갖춰
새로운 복합생활거점으로 부상

세븐일레븐 강남KT점.

CU 동숭아트점.

한국인의 복합생활거점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이 진화하고 있다. 60㎡(20여평) 남짓한 단일매장에서 상품만 판매하는 것을 넘어 업무공간과 휴식공간까지 갖춘 차세대 편의점으로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에 264㎡ 규모의 업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편의점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KT강남점은 규모 못지 않게 편의시설을 구비해 차별화를 꾀했다. 상품 판매 위주였던 기존 편의점과 달리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도 볼 수 있어 편의점의 새로운 진화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곳엔 업계 최초로 '도시락 카페'가 들어선다. 1층 매장에서 도시락과 음료 등을 구입한 뒤 2층에 배치된 32석 규모의 테이블에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각종 회의와 스터디모임을 진행할 수 있는 미팅룸(8석)도 마련했다. 대형 스크린과 화이트보드 칠판이 설치돼 있고 빔프로젝터로 무료로 빌려준다.

방문객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안마의자도 구비했다. 전용 화장실도 별도로 설치해 화장실을 찾는 번거로움을 줄였고 최신 정보기술(IT)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존까지 마련했다. 업계 최초로 3차원(3D) 프린터를 비치해 '3D 프린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3D 프린터를 이용하려면 이동식 저장장치에 파일을 담아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편의점업계는 2012년부터 일부 도심상권에 대형 매장을 시범적으로 선보여왔다. CU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운영 중인 CU 동숭아트점이 대표적이다. 기존 편의점보다 매장을 2배 정도로 키운 CU 동숭아트점은 매장 내부에 별도 세미나실 갖춰 인근 대학생과 직장인이 즐겨 찾는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매장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임대료와 운영비도 덩달아 늘어나 대형 매장 운영에 따른 수익성 확보가 새로운 과제다. 세븐일레븐은 KT강남점이 마땅한 휴식공간이 없는 직장인의 방문을 유도해 매출도 올리고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편의점업계도 양적 팽창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차별화된 공간을 제공하는 질적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편의점은 잠시 들르는 곳이 아니라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생활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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