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라는 두 정치 이벤트를 앞둔 지금도 제3지대를 노리는 신당이 의 출현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장기표 사회민주당 대표 등은 가칭 '통일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및 중소 자영업자가 중심이 돼 만들어진 민생경제연대라는 신당도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도보수 성향 제3정당의 중심으로 거론되는 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박 이사장도 지난해 12월2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곧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는 등 안 교수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선이 있을 때마다 제3세력이 출현해 주목을 끈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1992년 대선에서는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통일국민당을 만들어 대선에 출마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1997년 대선 당시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는 국민신당을 창당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문국현 당시 유한킴벌리 사장이 창조한국당을 만들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그 가운데 문 전 대표는 기성 정치권의 대안세력으로 주목을 받으며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선 바 있다. 사회환원에도 활발히 참여하면서도 기업을 내실 있게 키운 점이 그를 양심적 최고경영자(CEO)의 표상으로 각인시켰다. 안 교수가 주목받은 지점과 유사하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 제3세력이 거둔 성적은 기대와 전망 이상을 넘지 못했다. 일종의 거품이었다. 14대 대선에서 정 명예회장은 16.1%를 득표했다. 17대 대선에서 문국현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5.8%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선거판에서는 제3지대에 대한 관심은 늘지만 이들이 영향력을 확대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통합당ㆍ통합진보당 등 기존 야권이 양대 선거에서 한나라당과의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초 제3세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안 교수가 제3세력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12월1일 안철수연구소가 진행한 사회공헌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 등 여러 설이 많은데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전혀 그럴 생각이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못박은 상황이다.
안 교수를 중심으로 제3세력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던 윤 전 장관도 현재는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런 일(창당) 자체에 관여한 적도 없다"며 선거에서 역할에 대해서도 "그런 역할을 할 위치가 아니고 그럴 능력도,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제3지대의 출현에 대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제3세력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은 현재 여야 경쟁구도 바깥에 있기 때문"이라며 "안 원장 등이 (현 정치구도에서) 정치현장에 뛰어든다면 장점이 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원빈 성균관대 교수는 "안 원장 역시 결국 야권의 '오픈 프라이머리'가 참여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선거에서 제3세력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