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마켓] 상장지수증권 개장 6개월… 저금리시대 투자대안 주목

하루 평균 거래액 35억… 성장세 탄
종목 18개로 늘고 수익률 5.2%… 거래소 "연내 50개 상장 목표"
NH투자 'octo Big Vol ETN'… 수익률 22.52%로 1위 차지
기관·외국인 투자 하나도 없어… 거래 쏠림 현상은 해결 과제로



지난해 11월 개장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처음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대안으로 ETN을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연내 50개의 ETN을 추가 상장해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종목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ETN은 선물과 옵션, 원자재, 환율 등 평소에 투자하기 어려운 파생상품 시장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주가만을 기초지수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기초자산을 취급할 수 있으며 발행회사가 투자기간에 기초지수의 수익을 지급할 것을 약속해 추적 오차가 없다. 반면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기 때문에 해당 증권사의 신용이 중요하다

최근 ETN 시장은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 투자위험을 줄이고 안정적 투자가 가능한 간접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4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5억3,000만원으로 전월 대비 2.7배, 지난해 11월 대비로는 32배가 늘어났다. 실제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도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이는 시장개설 초기 대비 23%가 증가한 수준이다.

상장된 종목도 시장개설 당시 6개 발행사의 10종목에서 지난달 7종목이 신규 상장되면서 18개 종목으로 늘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TN 시장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투자 다양성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TN 종목들의 수익률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8종목의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 평균은 5.2%를 기록했고 시장개설과 함께 상장한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9%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 수익률(7.3%) 대비 1.7%포인트를 초과했다.

종목별로는 NH투자증권의 'octo Big Vol ETN'이 상장일 이후 누적 수익률이 22.52%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1월에 상장된 octo Big Vol ETN은 국내 코스피가 박스권을 움직일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이 ETN의 기초지수인 'Big Vol 지수'는 대형주 중 저수익·저변동성 주식을 제외해 선별한 주도주 10종목에 투자한다.

유럽의 고배당 기업에 투자하는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H)'이 20.77% 수익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유럽 17개국 상장기업 가운데 열가지 고배당주를 선정, 기준 점수를 종합해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추적한다. 이 밖에 '대우 로우볼 ETN'과 'octo WISE 배당 ETN' '신한 K200 USD 선물 바이셀 ETN' 등도 1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세 가지 ETN 상품이 나란히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달 23일 신규 상장한 'TRUE 빅5 동일가중 ETN'은 하루 평균 거래대금 9억6,85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유동주식 수 기준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동일 비중으로 투자함으로써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종목의 성과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대형주 펀드나 ETF와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종목에 한정된 거래 쏠림현상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다. 18개 종목 중 3개 종목은 월별 하루 평균 거래량이 60증권을 밑돌 정도로 사실상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가 전무한 상황도 약점으로 꼽힌다. 조병인 거래소 증권상품시장본부 ETN시장팀장은 "ETN은 ETF보다 위험도가 더 큰 투자상품으로 기관이나 외국인의 비중이 작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기관의 경우 투자 가능한 상품 약관에 ETN이 속하지 않아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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