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외환카드 분사… 하나카드와 연내 합병 차질

금융당국 본인가 상정 미뤄 9월에나 외환카드 출범 가능
"2·17합의서 종신보험 아니다" 김한조 행장 조기통합 재강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추진하는 하나금융이 최근 전산시스템을 확실하게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환카드 분사를 서두르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외환카드 본인가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8월 외환카드를 공식 출범하고 연내 하나SK카드와 합병을 하려던 하나금융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위가 외환카드 분사 승인을 미룬 것은 금융감독원이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전산시스템 분리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며 금융위에 안건 상정 보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지난 6월 중순 외환카드 망 분리 현황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섰으나 일부 시스템 호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상당한 문제점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외환카드 분사는 은행과 카드 전산시스템의 완벽한 물리적 분리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점검 과정에서 카드사의 핵심 전산 시스템인 카드계와 승인계·정보계가 서로 제대로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보완 지시를 내려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달 중 외환카드 전산시스템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한 후 금융위에 분사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외환카드를 분사하기 위해서는 금감원 은행감독국과 상호여전감독국, IT금융정보보호단의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당국이 전산시스템에 대한 꼼꼼한 점검에 나서면서 이달 금융위 승인을 받고 8월1일 외환카드를 공식 출범하려던 하나금융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8월에 금융위 승인을 거쳐 9월에나 외환카드가 출범할 경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연내 통합도 어려워진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외환카드 분사 및 합병을 통해 외환은행 통합의 모멘텀을 만들려고 했지만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날 오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2·17 합의서를 영속적으로 외환은행의 독립경영과 직원의 고용을 보장해주는 종신보험계약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조기 통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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