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콘서트 갖는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 브래드 리틀·마이클 리

"언어 뛰어넘는 열정… 관객 사로잡을 준비 됐어요"
뮤지컬과 달리 곡마다 감성 달라 또 다른 매력 보여줄 수 있어
한국 팬 위해 트리오 무대 준비
'지금 이 순간' 열창 예정

브래드 리틀(왼쪽)과 마이클 리. /사진제공=설앤컴퍼니

한 명은 파란 눈의 미국인, 또 한 명은 태어나 30년 넘게 미국에서 산 재미교포 2세다. 여전히 한국말은 어렵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한국 뮤지컬에 녹아든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 브래드 리틀(50)과 마이클 리(40)는 언어를 뛰어넘는 열정으로 국내 관객을 사로잡았다. 오는 11~1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갈라 콘서트 '뮤직 오브 더 나이트' 준비에 한창인 두 사람을 만났다.

"뮤지컬이 공연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갖고 있다면 콘서트는 곡마다 다른 감성을 보여줘야 해요.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거예요(마이클 리)."

각각 월드투어와 공연으로 바쁜 두 사람이지만 콘서트를 위해 직접 선곡하고 무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팬들과의 색다른 만남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리틀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나라는 없다"며 "열정적인 한국 팬에게 보답하기 위해 마이클 리, 양준모와 함께하는 트리오 무대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지킬앤드하이드의 명곡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할 예정이다. 마이클 리는 "지킬앤드하이드의 오리지널, 국내 공연 주연이던 두 사람과 이 노래를 부르는 건 나에게 큰 행운"이라고 웃어 보였다.

브로드웨이에서 이름을 날리던 두 사람은 각각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과 2006년 미스 사이공 국내 공연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리틀은 이후 대구뮤지컬 페스티벌 홍보대사와 각종 콘서트, 한국 뮤지컬(천국의 눈물) 출연으로 국내에서 '빵 아저씨'라는 애칭도 얻었다. 최근 뮤지컬 아카데미 사업에 참여한 그는 "재능 있는 한국의 뮤지컬 지망생들에게 도움을 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클 리 역시 미스 사이공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다 지난해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 벽을 뚫는 남자, 프리실라, 더 데빌과 함께 가장 한국적인 작품 서편제 주연도 꿰차며 한국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올해 연이어 4개 작품을 소화한 그에게 리틀이 '연구 대상'이라는 농을 던질 정도. "아직은 대사를 영어·한국어 2개 언어로 생각해야 해 헷갈릴 때가 많다"는 마이클 리는 "작품마다 동료들로부터 배우는 게 많아 언어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불가의 팬텀(오페라의 유령)' '최고의 그랭구아르(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수식어가 알려주듯 열정으로 실력을 입증한 두 사람. 이들이 그리는 '배우로서의 꿈'을 물었다. "계속 배우고 경험하며 연기하는 것, 결코 통달할 수 없는 이 과제를 해나가는 거죠(브래드 리틀)." "제가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이 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호흡하고 싶어요(마이클 리)." 답변은 소박했지만 화려한 수식어가 결코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기에 미치고 싶다는 두 남자는 11~1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지훈·양준모·한지상과 함께 '뮤직 오브 더 나이트' 콘서트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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