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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벚꽃축제가 유명하다지만 안양천 벚꽃도 일품이네요."
5일 오전 구로구 안양천 둔치에서 열린 제2회 서울 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참가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1km 넘게 죽 늘어선 둘레길 양 옆으로 화사하게 핀 벚꽃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행사는 구로구가 매달 개최해 온 '안양천사랑 가족건강 걷기대회'와 함께 해 시민 3,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구로구에 사는 이모(74·여)씨는 "동네 근처에 이렇게 예쁜 벚꽃길이 있다는 게 새삼 자랑스럽다"며 "진해가 벚꽃이 유명하다지만, 오늘 보니까 전혀 뒤지지 않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날씨가 좀 흐리고 봄을 시샘하는 쌀쌀함에도 시민들은 벚꽃에 빠져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3월 광진구 아차산에서 처음 열린 제1회 달팽이 마라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친구의 제안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오모(55·여·서울 영등포구)씨는 "소문 듣고 참석했는데 벚꽃길을 걸으니 더 건강해지는 것 같고 이렇게 화사한 벚꽃도 구경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달팽이 마라톤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둘레길을 더 많이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즐거워 했다.
참가자들이 입은 형형색색의 등산복도 벚꽃과 어울려 운치를 자아냈다. 손을 꼭 잡고 벚꽃터널을 지나는 노부부, 커플룩을 맞춰 입고 온 아버지와 아들, 초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온 나이 지긋한 노인 등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이들은 벚꽃길을 보고 걸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벚꽃 뿐만 아니라 숭어가 살 정도로 깨끗해 진 안양천은 참가자들의 눈을 더 시원하게 했다.
시민단체인 '안양천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 관계자들의 안내로 이른 아침부터 봉사활동에 나선 어린 학생들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어머니와 함께 행사 시작전부터 봉사활동을 한 김예원(15)양은 "봉사점수를 받기 위해 엄마와 함께 참석했지만, 막상 와 행사에 참여해 보니 기분이 상쾌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며 "기회가 되면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영선·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이성 구로구청장 등이 함께 했다. 박 의원은 "구로구가 매달 열어 온 안양천 걷기 대회를 국내 대표 경제지인 서울경제의 달팽이 마라톤 행사와 함께하면서 주민들이 평상시보다 더 많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구청장은 "아직 구로구 주민들이 서울 둘레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데, 서울경제가 달팽이 마라톤을 통해 서울 둘레길을 알리는데 나서줘서 정말 고맙다"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달팽이 마라톤은 서울경제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행사로, 서울둘레길 가운데 매달 최적의 코스를 엄선해 시민들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