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는 우리 직장인들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해였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여파가 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쳐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은 도산의 나락으로 하염없이 떨어지고 잘 나간다는 기업도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한해라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프게 기억되는 것은 오직 직장이 삶의 전부였던 샐러리맨들이 명예퇴직이나 감원의 회오리 속에 직장을 뒤로 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던 일이다.이런 일련의 사태와 관련하여 지난 30여년간 지내왔던 나의 직장생활을 되새겨보면서 나름대로 터득했던 지혜로운 직장생활에 대해 잠시 언급해보고자 한다.
필자가 과장으로 있을 때 우리 부서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그 중 한명은 머리가 비상하고 능력이 뛰어났지만 조직을 위해 개인생활을 전혀 희생하려 들지 않았고, 다른 한명은 그 사람에 비해서는 능력이 좀 떨어졌지만 집이 가장 먼데도 불구하고 남보다 먼저 나와 회사일을 준비하고 남이 싫어하는 궂은 일도 자발적으로 도맡아 하는 등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른 사람이었다. 결국 그 사람은 부서 내 사람들은 물론 회사 내에서도 아주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진급하여 현재도 자기 위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직장인들이 갖추어야 될 직장생활의 으뜸은 능력 이전의 성실성으로, 이를 바탕으로 주위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조직 구성원과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이다. 조직은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모든 일이 결정, 진행되기 때문에 이들과의 올바른 관계정립이야말로 또 하나의 조직생활의 기본요건이라 하겠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해야 하는 조직 구성원과의 관계가 불편해지면 조직이 싫어지고 나아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싫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솔된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간간이 자리를 마련하여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조직에 대한 충성심, 즉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조직 내에서 비슷한 능력과 자질을 가진 사람을 평가하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그 사람이 회사와 조직에 대해 얼마나 굳은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가, 즉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가로 평가한다. 이러한 충성심을 지닌 사람을 많이 보유한 조직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반드시 성공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21세기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성실한 생활을 바탕으로 한 희생정신, 대화를 통한 조직원간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회사생활을 해나가는 우리 직장인들에게 있어 다시 한번 음미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