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중에서도 '막내 동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전북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대략 11조5,000억원 수준. 부산(45조원)이나 대구(35조원) 등 여타 지방은행에 비해 체급 차이가 현격하다.
전북은행이 최근 1~2년 사이 서울 점포를 확대하겠다고 나섰을 때 금융계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덩치가 큰 지방은행도 수도권 시장에서는 저조한 인지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그런데 전북은행의 서울지점이 지난달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3월 잠실지점을 시작으로 소형 점포 전략을 내세워 줄줄이 선보인 5곳의 지점(마포ㆍ신도림ㆍ성북ㆍ대치ㆍ잠실)들이 지난달 모두 손익분기점(BEP)을 넘겼다. 특히 이들 5개 점포는 개설 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전북은행의 효자 영업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한(사진) 전북은행장의 '깍쟁이 점포 전략'이 서울 지역 연착륙을 이끌어낸 셈이다.
김 행장은 지난해 출범한 서울 영업점 5곳을 모두 소형 점포화했다. 임대료가 비싼 건물 1층 대신 2층에 점포를 개설하고 점포 사이즈도 기존 영업점(330㎡형)의 6분의1 수준인 50㎡형 안팎으로 줄였다. 영업점 개설 비용도 5억원 안팎으로 최소화했다. 서울 지역 영업점 개설 비용이 평균 20억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짠돌이 영업'에 가깝다. 상주 인원도 3~4명으로 줄여 운영 비용을 최소화했다.
영업 전략도 대형 시중은행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운 신용등급 4~6등급의 직장인 고객을 목표로 설정, 공략에 성공했다. 김 행장은 "지방은행이라는 편견을 가진 고객도 있지만 시중은행보다 고객에게 더 밀착형 금융을 제공하면서 서울시민도 다수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서울지점 성공에 힘입어 오는 26일에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영업점을 오픈한다.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입지를 확대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