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사 르노·PSA “세대교체” 내세워/전체 20만명중 50대이상 4만명 예정조직수술로 경쟁력을 확충하는데 힘을 기울이던 프랑스 자동차업체가 드디어 「늙은 인력」에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나이많은 인력을 신진들로 대체하겠다는 심산이다. 프랑스 양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르노와 PSA는 최근 50대 이상 종업원 10만명중 4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종업원 20만명중 20%나 잘라내는 셈이다. 양사는 그 자리에 수천명만을 모두 젊은 사람들로 채울 예정이다.
양사의 이번 발표는 50세가 넘는 종업원이 전체인력의 절반인 10만명을 넘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경쟁업체의 생산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양사의 종업원 평균 연령은 폴크스바겐 등 경쟁업체에 비해 20살이나 높은 상태. 지난 7년간 총 종업원의 15%에 가까운 인력을 줄였음에도 생산성에서 아직도 뒤처지는 이유는 지나친 노령화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새로 들어온 젊은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고 숙련공들의 공백에 따른 단기간의 기술저하도 피할 수 없지만 과감한 세대교체 없이는 경쟁력을 높일수 없다는 것이다.
루이 슈바이처 르노회장과 자크 칼벳 PSA회장도 실업률상승으로 고민하는 정부측 반대에도 불구 이미 알랭 쥐페 총리에게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혁신적인 감원조치가 필요하다고 통고해논 상태다.
사실 양사의 경영실적은 아직 양호한 편이다. 르노와 PSA의 판매실적은 중고자동차를 신형으로 바꿀 경우 5천∼7천 프랑(9백88∼1천3백84달러)에 달하는 「환경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부의 시책등으로 14.7%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쥐페총리가 자동차산업에 대한 정부보조를 중단하기로 하자 르노와 PSA는 수습책을 마련하지 않을수 없게됐다. 르노는 지난해 21억 프랑의 순익을 거뒀으나 올해는 다시 적자로 몰릴 전망이고 PSA는 지난 6개월까지의 순익이 전년동기의 절반수준인 6억2백만프랑이다.
양사의 이번 조치에는 유럽의 자동차 시장이 조만간 과잉생산 상태에 빠지리라는 위기감도 작용하고있다.
이코노미스트의 조사전문업체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유럽의 자동차판매는 전년동기비 7%가 늘어난 1천2백30만대. 이는 유럽내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한 결과 3백만대 이상이 과잉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EIU는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은 99년 일본 자동차에 대한 수입 규제가 철폐될 경우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그러나 여전히 공장시설의 낙후와 종업원 평균연령의 고령화로 인한 인건비 상승 및 기술개발에 따른 변화에 신속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번 감원조치에는 이같은 사내외적 흐름에 뒤늦게 대처할 경우 생산성과 경쟁력 양면에서 완전히 낙오하리라는 판단이 깔려있다.<최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