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통팔달,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주도권 누가 잡을까

삼성은 음성·LG는 문자로
삼성 '스마트 플랫폼' 구축… 통합 앱으로 모든 기기 제어
LG는 홈챗 서비스 기반 '라인'통해 가전 원격 조작

삼성전자 모델이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홈'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가 업계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스마트 가전을 결합해 선보인 스마트홈 서비스 '홈챗'의 화면. 앞으로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으로 연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제공=LG전자

퇴근길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미리 집안 온도나 조명을 조절해 놓는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다 피곤해 졸음이 몰려온다면 리모콘에 대고 '굿나잇'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TV 등 모든 가전제품들이 꺼지고 조명도 서서히 꺼진다. 지방출장 중에도 스마트폰 단추 하나만 누르면 집안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 내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조절도 가능하다.

공상 과학영화나 먼 미래에나 가능했을 법한 일들로 들리지만, 이 모든 것들이 올 상반기 중에 상용화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플랫폼을 기반을 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본격 선보인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가전을 통합 제어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실제 실행방식은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기반으로 앱을 실행한 후 음성명령으로 가전기기·조명 등을 제어한다. 반면 LG전자는 '홈챗' 서비스를 기반으로 네이버 메신저 '라인'에 친구목록 추가를 통해 가전과 대화하면서 문자 채팅을 통해 조정하는 방식이다. 각각 '음성'과 '문자'로 특화된 셈이다.

두 회사는 하반기부터 스마트가전을 대거 상용화한다. 당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집 밖에서 세탁기와 에어컨, 청소기, 전등 등을 작동시킬 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력을 적시에 안배하는 자동전력 공급장치와 사람의 활동 패턴에 맞춰 알아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쪽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지난해 약 7조 원이었던 국내 시장의 규모가 2017년 18조 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스마트홈' 사업을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4'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일종의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가전기기·스마트폰·갤럭시 기어(스마트 손목시계)를 묶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집안 모든 기기를 한곳에서 제어·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모든 삼성 제품에 적용하고 향후 다른 업체 제품까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적용 영역도 출입통제·에너지·건강·친환경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LG전자도 발 빠르게 맞대응하고 나섰다. LG전자는 '홈챗(HomeChat)' 서비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가전을 공개했다. 3억명 이상의 가입자가 있는 '라인'으로 집안 가전제품의 원격 제어·모니터링·콘텐츠 공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사용자가 홈챗을 통해 영어나 한국어로 "로보킹, 청소는 언제 했어?"라고 물으면 로보킹이 "오늘 아침 10시부터 11시까지 지그재그 모드로 청소를 완료했어요"라고 대답한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차례로 냉장고·세탁기·오븐·로보킹 등 스마트가전에 '홈챗' 서비스를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삼성과 LG는 자사 생활가전에서만 스마트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LG전자의 '홈챗'으로는 삼성 냉장고를 작동할 수 없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제품을 쓰는 상황에서 어떻게 브랜드와 상관 없이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을 선점할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