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매장서 팬택 스마트폰 살수있다

지분투자 이어 유통망 협력… IT업계 새로운 상생 모델로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 있는 삼성모바일샵에서 방문객들이 베가존에 진열된 팬택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팬택


삼성 모바일샵에서 팬택 베가 판매, 자본협력에 이은 상생 2탄

삼성전자 모바일 매장에서도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을 살 수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팬택에 5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한 후 두 회사 간 상생 협력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리빙프라자가 운영하는 삼성모바일샵에 '베가존'을 설치하고 이날부터 베가 아이언, 베가 넘버6, 베가R3 등 팬택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팬택은 전국 61곳 삼성모바일샵에 자사 스마트폰을 깔아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리빙프라자는 디지털프라자·모바일샵·백화점 매장 등에서 삼성 제품을 전문 판매하는 삼성전자의 유통 자회사다.

삼성모바일샵 내 팬택이 차지하는 공간은 여러 매대 가운데 한 곳. 사실상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식의 판매공간은 3~5㎡(약1~2평)에 불과하지만 경쟁사 최신 제품들과 같은 곳에서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는 강점이 있다. 이번 교차판매는 팬택이 먼저 요청하고 삼성이 상생협력의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자체 유통계열사 라츠가 있지만 모두 23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서는 이동통신사 매장을 통해서만 제품을 팔고 있다. 팬택은 이 같은 부족한 유통망을 보완하기 위해 삼성 측에 손을 내밀었다. 팬택 계열 라츠가 베가 스마트폰을 삼성 유통망에 공급하고 진열ㆍ상담 등 판매업무는 모두 삼성리빙프라자에서 맡는다. 팬택은 스마트폰 판매대수를 늘리고 라츠는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번 제휴로 팬택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제품 등 전략 스마트폰 마케팅 효과도 함께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측도 이미 삼성 갤럭시 등을 판매하고 있는 라츠 매장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교차판매를 양측 유통망 간 협력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어려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꾀했다는 점에서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상생 협력모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각자 매장에서 상대방 제품 마케팅 효과를 높임으로써 지분 투자 및 부품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팬택에 530억원 지분투자(지분율 10.03%)를 마무리해 퀄컴(11.96%), 산업은행(11.81%)에 이은 3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팬택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삼성그룹 내 계열사를 제외하면 국내 최대 부품거래처인 팬택과의 안정적 거래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팬택이 지난해 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에서 구매한 부품가격만 2,35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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