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신흥시장 위주로 타이젠폰 출시를 앞당기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러시아와 인도에서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타이젠(Tizen)'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다음 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언팩(Unpacked) 행사를 열고 타이젠 OS 기반의 스마트폰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행사는 6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개막 시점에 맞춰져 있다.
또 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인도에서도 타이젠폰 공개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타이젠 OS 기반의 TV까지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정확한 제품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타이젠은 삼성이 구글의 OS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맞서 경쟁력을 갖추고자 인텔 등과 손잡고 개발한 자체 OS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해 놓고 최근까지 출시 시기를 저울질해왔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상반기에는 타이젠폰의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고, 이영희 부사장도 "타이젠폰은 이미 완성돼 있지만 시기가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타이젠폰 출시를 통해 타이젠을 자사의 제품 전면에 적용하기 보다 러시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WSJ도 러시아에서의 타이젠폰 출시 일정을 전하면서 "개발도상국을 집중 공략하는 타이젠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곧 애플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치기 보다 자사가 이미 휴대폰 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확보한 러시아와 인도 같은 신흥시장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특정 OS에 대한 선호도가 크지 않은 이들 시장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안드로이드와 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