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을 상대로 소액주주의 주주 권한 행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의 총수 일가가 일반 대기업에 비해 더 책임 있는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공개했다.
분석대상 집단은 2014년 4월 지정된 민간 대기업집단 49개 중 공시 의무가 없는 신규지정 집단을 제외한 47개 대기업집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소수 주주가 주주대표소송 등 권한을 행사한 건수는 18건으로 지난 2012년(3건)에 비해 3배가 늘었다. 이 가운데 노조나 시민단체, 2대 주주 등을 제외한 개인주주가 행사한 권한이 15건에 달했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소수 주주의 경영감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셈이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도입된 내부 견제장치를 비롯해 외부의 감시기능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복잡한 출자구조에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대기업의 경우 책임경영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4월1일 기준 지주회사 체제인 14개 대기업의 경우 총수 일가 이사등재 비율은 27.2%로 일반 대기업 19.8%에 비해 1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부영그룹의 경우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가 전체의 78.6%에 달했다. 반면 총수가 있는 전체 39개 대기업 소속 회사 중에서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312개사(22.8%)로 지난해 375개사(26.2%)보다 63개사가 줄었다. 총수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도 같은 기간 157개사(11%)에서 116개사(8.5%)로 크게 줄었다.
신 과장은 다만 "CJ·SK·한화 등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대기업의 총수가 이사직을 사임하는 등의 외부적 요인으로 전체 대기업의 이사등재 회사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전체 이사 등재 비율이 낮아졌다고 책임경영 수준이 낮아졌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