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금리차 확대·국내금리 전망(국내경제)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무모한 경쟁 지양 경영혁신의 계기로최근 은행 수신금리는 4개월 연속 하락한 반면 대출금리는 상승,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은행수신 평균금리는 전월대비 0.53%포인트 낮은 연 9.09%로 지난 5월의 9.87%이래 네달째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수신금리가 8월에 떨어진 것은 4단계 금리자유화 실시로 총 21조원에 달하는 연 2.99% 수준의 저축예금이 규제금리에서 자유금리분 평균금리로 전환되어 수신금리 계산에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예금종목들에서는 수신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평균 대출금리는 11.64%로 전월비 0.18%포인트 오르면서 지난 5월의 11.39%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작년 9월부터 상향추세를 타기 시작, 지난 6월의 1.77%에서 7월 1.84%, 8월 2.55%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 7월부터 시판된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상품의 8월중 평균수신금리는 개인용이 연 9.13%이며 기업용은 7.30%로 기존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 금리보다 4∼5%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은행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뿐만 아니라 4단계 금리자유화 발표 이후 여러 은행들이 잇따라 고금리 저축상품을 개발하여 은행감독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MMDA 등 고금리 상품 경쟁 격화로 시중은행들이 지나치게 상품금리를 높이는 등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 8월말까지만 해도 8∼9%였던 시중은행 MMDA 평균 예금금리가 이미 10%를 넘어 11%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가 낮은 기존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이 고금리의 MMDA로 대폭 전환될 경우 은행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는 셈이다. 만약 기존의 고금리 수신이나 은행권 외부로부터 신규자금이 유입된 것이라면 문제가 작겠지만 실상은 기존 저축성예금으로부터의 이동자금이 거의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입장에서는 경영수지 악화와 함께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예대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수지악화 방지를 위해 계속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금리자유화의 근본적 취지를 위해 경쟁심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고 보면 단기적인 수지악화는 은행들이 감내해야만 할 사안이다. 그러므로 선후발 은행간 고금리 수신경쟁이 지나치게 격화되지 않도록 은감원이 조정하는 상태에서 은행측은 무모한 경쟁을 지양하고 원가절감, 수신상품의 단순화, CFO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자체 경영혁신을 이룩해야 한다. 정부도 수지악화 리스크 관리를 위한 ALM의 효율적인 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시켜 주어야 한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은행내부의 기존 저축성 예금이 고금리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고금리 수신경쟁이 은행권 밖의 사금융을 유인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좋은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국내 금리 전망/기아 영향·환율 불안정이 하락 걸림돌 10월초 자금 및 외환시장의 안정 회복, 무역수지 개선 등에 따라 소폭 하락하던 시중금리는 지난 주에 들면서 기아사태의 장기화 조짐, 일부 기업의 자금악화설, 외환시장의 불안 재연으로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었다. 화의와 법정관리를 둘러싼 기아 및 채권단의 대립으로 기아사태가 조기에 수습될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일부 대기업의 부도설이 퍼지면서 기업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어 자금 및 채권시장의 경색은 더욱 심화되었다. 더구나 DJ 비자금설로 인해 야기된 정국불안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한편 기아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원화환율도 다시 9백14원대로 상승하며 불안 양상을 나타냈다. 이번 주 시중금리는 12.5∼12.6%대에서 조정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자금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였던 높은 통화수위가 작년과 올해의 추석기간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10월 들어 통화지표가 점차 하락하고 있어 통화환수에 대한 우려감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또한 8월 한때 정체현상을 보이던 투신권의 수신 증가세도 9월 이후 다시 회복되어 채권 매수기반도 크게 확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사태의 장기화와 환율 불안정은 시장 불안심리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금리 하락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비자금 사건이 확대되어 금융기관 사정으로 연결되거나 일부 대기업 자금악화설이 현실화될 경우 시중금리는 다시 급등세로 반전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제공:현대경제사회연구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