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영덕대게개 제철...겨울바다 맛 멋을 함께

300여척의 배가 들어오는 강구항. 이곳에는 갈매기마저 바쁘다. 아침마다 오징어, 멸치 등을 실은 배들이 새벽마다 들어와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이름난 영덕대게 잡이도 6~10월 금어기를 끝내고 제철을 맞아 항구 전체가 시끌벅적하다.요즘 영덕에서 잡히는 게의 수는 하루 평균 1,000여 마리. 이제 막 탈각을 해서 아직 살이 덜 차고, 껍질도 무른 편이지만 큰 것은 1.5㎏까지 나간다. 가장 맛이 있는 1~2월에는 하루 5,000마리까지 잡힌다고 한다. 대게는 조선시대에는 대궐에 올려보내던 진상품이었고, 70년대까지도 일본으로 전량 수출하던 영덕의 명물. 값이 비싸지만 야들야들하면서 부드럽게 찢어지는 속살맛이 일품이다. 탱탱탱글 씹히는 게살을 입안에 넣으면 바다냄새가 가득 퍼진다. 대게라는 이름 역시 크다는 뜻의 「대(大)」가 아니라 대나무같이 다리가 굵고 통통하다는 뜻의 「죽(竹)게」에서 유래했다. 잡히는 지역은 수심 200~800M 정도의 연안. 주로 울진·강구·구룡포 등 경북 동해안에서 잡히며 독도 근해, 함경북도 앞바다에도 서식한다. 이중 영덕군 축산면 차유리 앞바다에서 잡히는 대게를 최고로 친다. 수심 300M 정도의 모래밭이라 이곳 대게는 깨끗한 플랭크톤과 문어를 잡아먹고 살아 진흙바다 또는 바위 위에서 서식하는 대게보다 맛이 쫄깃하다고 한다. 영덕 사람들도 대게가 처음 잡힌 차유리를 「영덕대게 원조마을」로 선전하고 있다. 요즘에는 차유리에서 잡히는 대게의 수가 많지 않고, 오히려 영덕보다 울진·구룡포에서 게가 더 많이 생산된다. 이와 관련 지난 96년 울진군과 영덕군은 대게 이름을 놓고 행정소송까지 벌였으나 판결 이전 영덕에서 난 것은 「영덕대게」, 울진 것은 「울진대게」로 합의하고 끝냈다. 그러나 지금은 울진·구룡포에서 잡은 게도 강구항으로 가져와 경매한다. 대게 하면 일반 사람들이 영덕대게를 떠올리는 탓이다. 당연히 『영덕 대게나 울진 대게나 똑같은 대게 아니냐』는 물음이 나올만도 하다. 그러나 영덕대게협동조합 대표인 남효수씨의 말은 다르다. 즉 『영덕대게 맛의 비밀은 찌는 방법에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영덕에서는 대게를 삼베로 싸거나, 물에 숯을 집어넣거나, 황토로 솥의 틈새를 메우고 찌는 등 집집마다 50여 가지의 독특한 비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영덕 음식점의 요리도 대개 찜요리로 나온다. 강구항·축산항·차유마을 등 영덕군 53㎞의 해안지대를 따라 수많은 음식점과 횟집이 늘어서 있다. 또 영덕대게는 같은 크기라도 맛에 따라 2만~10만으로 제각각인데 대략 경매시장에서 1㎏당 10만원에 낙찰된다. 식당에서는 1㎏에 15만원 정도이고, 1인당 3만~4만원은 잡아야 한다. ◇주변명소= 국내 최대규모의 경보화석박물관은 자녀들 산교육장으로 좋다. 고생대의 삼엽층, 공룡의 어금니 등 2,000여개의 희귀 화석이 있다. 또 동해일출이 장관인 해맞이공원, 산책로와 주변경관이 뛰어나 「세번 생각난다」에서 붙여진 삼사해상공원, 200년 이상된 고가옥 30여채가 들어선 괴시리 전통마을, 고려시대 사찰 장육사 등이 유명하다. ◇가는 길= 외진 곳에 위치해 승용차로 6시간은 걸린다. 안동을 거치는 게 빠르다. 영동고속도로~남원주IC~중앙고속도로~제천~5번국도~단양~영주~안동~34번국도~영덕. 동서울터미널에서 영덕행 버스가 하루 한차례 운행된다. 대구로 가면 영덕까지 15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포항행 항공기를 타면 포항에서 15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64)730-6061~2 /영덕(경북)=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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