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너무 치고 나가는 힘이 없다. 지나치게 축소지향적"이라며 우리 금융회사들의 현실안주 행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신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국내 금융산업이 저금리와 저성장 속에서 수익급감 등으로 생존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CEO들은 임기 채우기에만 매몰된 채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지나치게 보신적이고 현상유지에만 급급한 상황을 질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이나 정책 방향도 앞으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주는 것보다 공격적 흐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위원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금융회사의 연이은 사고와 수익급감 등 위기 국면에 대응해 긴급히 마련한 '리빌딩파이낸스 2014(1부-금융의 미래를 고민한다)' 기획과 관련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금융회사 CEO들이 지금의 위기상황을) 과감하게 돌파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생기고 새로운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금융산업 발전방안은 선언적인 것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금융회사와 함께) 구체적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금융계 CEO들의 안정추구 경향이 짙어진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신 위원장이 조찬간담회에서 밝힌 금융회사의 모습, 즉 △ '비올 때 우산 뺏기' 식 보신주의 △ '우물 안 개구리' 식 현상유지 행태 △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는 공급자 위주의 금융행태 등과 같은 줄기다.
실제로 3·4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글로벌금융위기의 영향을 받던 2009년 2·4분기의 1.72%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낮다. 기업여신 부실도 급속히 진행돼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갈수록 늘고 있다. 금융계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이자수익 중심의 천편일률적 영업에서 탈피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점포 등 판매 채널도 고객의 성격 등에 따라 특화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경제는 '리빌딩파이낸스 2014' 기획을 통해 우리 금융산업의 현실을 짚고 내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의 새로운 전략과 해법을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