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주민 채용기업, ‘교육훈련과 경력’보다 ‘가치관과 태도’ 중시

경기개발硏, 국내 최초 300개 탈북주민 채용기업 대상 설문

기업들이 북한이탈주민을 채용할 때 ‘교육과 경력’보다는 ‘성품과 태도’를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 최창옥 선임연구위원은 13일 경기도내 소재 300개 북한이탈주민 채용기업을 대상으로 북한이탈주민 채용경로와 동기, 채용시 우선시하는 자격요건 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00개 북한이탈주민 채용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기업이 북한이탈주민 채용을 결정할 때 교육과 경력(15.3%)보다는 성품과 태도(73.0%)를 가장 중요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경로는 ‘아는 사람을 통한 소개’(34.7%)가 공적인 채널인‘고용지원센터’(23.7%)에 비해 훨씬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가장 큰 취약점이 사회적 관계망 부족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취업에서는 사적인 경로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공적인 취업알선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북한이탈주민 채용 동기를 묻는 질문에‘같은 동포로서 도와주고 싶다’는 응답이 58.6%를 차지한 반면 ‘고용지원금 수령’은 27.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대표들은 직장 내에서 남한출신 직원들이 북한이탈주민 직원으로부터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직설적인 의사표현’(38.0%), ‘언어문화 차이’(29.3%), ‘일에 대한 태도’(23.3%) 등과 같은 남북한 의사소통과 직업윤리의 차이를 지목해‘업무 지식 및 기술 부족’(37.7%)등에 의한 불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북한이탈주민 취업과 직장 적응을 위해 가장 절실한 교육훈련으로는 ‘직장내 의사소통과 동료관계’(29.0%), ‘직무 교육과 훈련’(21.0%), ‘남한의 생활문화 이해’(18.3%), ‘근로의식 및 직업윤리’(17.7%) 등 순으로 조사됐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탈주민들은 적성과 경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볼 겨를도 없이 곧장 임시직과 일용직 등 고용이 불안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게 되어 경제적 자립을 오히려 방해 받고 있다”며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취업을 돕기 위해서는 이들의 사회 진출과 취업에 앞서 ‘초기적응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남한사회와 직장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면서 자신의 눈높이를 조절하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도 찾아 볼 수 있도록 일정기간(3~6개월)의 완충기간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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