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2만5천달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한국인은 피곤하고 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의 보건의료는 양호한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연구위원은 오는 11일 이틀간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리는 201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앞서 이런 내용의 ‘국민복지 수준의 국제비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국민행복지수는 33위, 복지충족지수는 31위로 모두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종합복지지수는 경제활력, 재정지속, 복지수요, 복지충족, 국민행복, 보건의료 부문을 포함해 6개 부문을 평가하는 지표다.
재정지속(4위), 보건의료(7위), 복지수요(11위), 경제활력(15위) 등 다른 부문의 선전으로 종합 순위(20위)는 중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보건의료는 미국(25위), 프랑스(17위), 일본(15위) 등에 비해 상위권에 들어갔다.
국민행복은 자살률, 조출산율, 평균수명, 주관적 행복도, 환경오염(이산화탄소 발생량) 등에 가중치를 매겨 산정한다.
한국은 특히 자살률이 높고 출산율과 주관적 행복도가 낮아 국민행복 부문의 순위가 낮았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호주였다.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도 5위 안에 들었다.
일본은 종합순위 25위로 한국에 밀렸지만 국민행복 순위(26위)는 7계단 높았다. 미국은 종합순위(26)도 낮고 국민행복(30위)과 복지충족(30위) 순위도 한국과 비슷했다.
이밖에 한국과 국민행복 순위가 비슷한 나라는 에스토니아(31위), 터키(32위), 헝가리(34위) 등이다.
다른 지수를 봐도 한국의 실상은 우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1년 창설 50주년을 맞아 만든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Your Better Life Index)’를 보면 한국은 행복과 관련한 지표에서 대부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3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주거, 소득, 삶의 만족, 공동체 생활, 일과 삶의 균형 등을 포함한 총 11개 영역을 평가하는 지표다. 순위가 높을수록 긍정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2013년 5월 기준으로 한국은 장시간 근로자(오래 근로한 사람의 비율) 31위, 주관적 건강상태 34위, 살인율 29위를 기록했다. 삶의 만족(25위), 대기의 질과 수질 등 환경(26위)도 낮은 편이었다.
남 연구위원은 “국가의 소득 수준이 높아도 개인은 불행할 수 있다”며 “출산율과 주관적 만족도는 높이고 자살률은 낮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