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서로운 새해 주가급등과 후속책

코스피지수가 새해 첫 거래일에 30포인트 이상 껑충 뛰었다. 반갑고 고무적이다. 증시를 짓눌러온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부진이라는 먹구름을 헤치고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그렇다.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관건인데 이전보다는 여건이 나아지는 조짐이 보인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고 중국경제도 내수부양에 힘입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역시 희망적이다. 양적완화-유동성 유입증가-주가상승의 선순환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의 주가급등은 글로벌증시의 상승반전 분위기를 한국시장이 선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도처에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악재가 호재로 변했다는 확신이 없는 가운데 지뢰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당장 원화강세가 문제다. 16개월 만에 달러당 1,060원선으로 떨어진 원ㆍ달러 환율에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는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에도 불통이 튀고 결국은 시장 전체의 실적악화와 주가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풍부해진 국제 유동성도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한편으로 외국인의 영향력을 더욱 높여 가뜩이나 외풍에 취약한 국내증시를 더욱 흔들어놓을 수 있다. 재정절벽에서 탈출했다는 미국도 다음달 재정지출 감축과 부채한도 증액이라는 또 다른 절벽에 직면한다.

국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임기 내 코스피지수를 3,000포인트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한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이 현실화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퇴직연금과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확대를 유도해 외국인의 3분의1에 불과한 기관의 투자비중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국회 법사위에서 잠자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도 시급하다. 대형 투자은행 육성과 헤지펀드 활성화는 역동적인 자금흐름을 낳고 증시에 힘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하루바삐 처리되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모처럼의 급등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증시가 탄력을 잃지 않도록 정치권과 증권당국이 힘을 모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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