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문화예술건물 기증 늘어

◎연구소·도서관에서 야외공연장까지 다양/“국민생활수준에 맞고 업체이름도 오래남아”대기업이 문화예술 관련 건물을 지어 기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기업들의 문화예술지원사업은 행사를 지원하거나 주최하는 것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들어 관련 건물을 설립,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단체에 기증하는 식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또 기증건물도 연구소나 도서관, 복지관 등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달리 공연장이나 야외음악당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이 문화예술 건물을 기증하는 것은 행사지원 또는 주최의 경우 대부분 일과성이라 그 기간이 끝나면 쉽게 잊혀지지만 건물을 기증하면 그 건물의 이름덕에 기증업체가 오래 기억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증건물의 형태가 도서관, 복지관에서 공연장으로 변화하는 것은 국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선진국형 문화지원이 필요해진 때문이라는 게 관련업체의 설명이다. 코오롱그룹은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내 1만7백평부지에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야외공연장을 건설, 대구시에 기증키로 하고 지난달 23일 기공식을 가졌다. 총공사비 1백70억원이 투입될 이 야외공연장은 98년 말 준공돼 음악회, 연극, 콘서트 등 각종 공연행사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직접 건물을 지어 기증하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수원시에 40억원의 야외음악당 조성비를 지원, 문화예술 건물 기증에 동참했다. 삼성문화재단은 광복 50주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경북 울릉도 도동 약수공원에 독도박물관을 건립, 오는 8일 개관과 동시에 울릉도에 기증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부터 80억원을 들여 대지 2천여평에 세운 지하1층, 지상2층, 연건평5백여평의 이 박물관에는 독도관련자료 3백50여점이 전시되고 영상실과 생태자료실이 갖춰진다. 금호그룹과 대우, 선경 등은 도서관을 세워 기증했다. 금호그룹은 광주시 남구 월산동에 2천여석 규모의 도서관인 금호교육문화회관을 지어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 교육청에 기증했다. 56억원을 들여 완공한 금호교육문화회관은 연건평 1천7백여평에 지하1층, 지상3층 건물로 열람실과 시청각실, 향토자료실 및 강의실을 비롯한 교육문화활동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선경그룹은 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에 수원 선경도서관을 건설, 지난 95년 완공했다. 총사업비 2백50억원이 투입된 이 도서관은 연건평 2천5백여평,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각종 도서 5만여권과 비디오테이프, 음반 등을 구비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김우중 회장의 부친인 김용하 선생의 호를 딴 우당도서관을 제주도에 기증했다.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내의 7천여평 부지에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자리잡은 이 도서관은 25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만들어졌고 열람석이 1천석에 달하며 20만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다.<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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