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에 달해 국내 기업의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구축 사상 최대 규모인 포항제철의 ERP프로젝트 사업권은 한국오라클에 돌아갔다.포항제철은 14일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 양사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ERP시스템 우선 협상대상자로 한국오라클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포철은 앞으로 한국오라클과 구체적인 가격협상을 거쳐 10월말부터 ERP시스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포철의 ERP시스템은 공급망관리(SCM) 등 조달업무는 물론 회계, 인사 등 사내업무를 포괄하고 있으며 2001년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철 ERP시스템은 1,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여서 사업권 향방은 정보기술(IT)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다.
양대 ERP업체인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은 그동안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사활을 건 총력전을 벌였다.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적어도 3년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것은 물론, 앞으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이에 앞서 한국통신, 데이콤, SK텔레콤의 ERP프로젝트에서 격돌한 바 있다. 종전의 전적은 SAP이 2대 1로 앞섰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가 100억원대였던데 비해 포철 프로젝트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규모다. 한국오라클이 이번 사업을 수주함에 따라 ERP시장에서 SAP코리아에 밀렸던 것을 단번에 역전시킴은 물론, 기술력의 우위를 톡톡히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오라클측은 사업수주 요인으로 ERP패키지인 「애플리케이션 R11」이 인터넷과 가장 잘 연동되고 확장성이 우수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오라클은 LG전자 등에 인터넷 기반의 ERP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이 있다. 또 30여명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전사적으로 심혈을 기울인 것도 수주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 수주로 ERP업계 선두로 올라섰다』며 『하반기에 집중된 다른 ERP사업 수주에도 매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