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2년 만에 또 다시 내전 위기에 휩싸인 남수단에 유엔(UN) 병력이 추가 투입되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러나 남수단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하고 있는데다, 대화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더뎌 사태 해결은 여전히 난망한 상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안보리)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요청한 5,500명의 평화 유지군 및 400명의 유엔 경찰 추가 투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5개 안보리 회원국이 24일 오후 3시 투표를 통해 이를 승인하면 남수단의 유엔 평화유지군및 경찰은 각각 1만2,500명, 1,00명으로 늘어난다. 안보리 의장국인 프랑스의 제라르 아로 대사는 회의를 마친 뒤 “이사국 모두가 반 총장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평화 유지군은 현재 반군이 점령한 파리앙과 보르 등에 투입돼 남수단 국민 및 외국인 보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유엔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남수단엔 현재 영국·캐나다·케냐 등 약 3,000명의 외국인이 억류돼 있으며, 유엔 기지 내피신해 있는 난민도 4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수는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날 자국민 철수 작전 중 군인 4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은 미국 역시 대사관 경비 등을 위해 45명의 군 병력을 추가로 파견키로 했다. 또 스페인에 배치돼 있던 해병대와 군용기를 ‘아프리카의 뿔’(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미 펜타곤 대변인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 추가적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또한 자국민 철수를 지원할 항공기를 현지에 급파했고, 남수단의 이웃 국가인 케냐·에티오피아·우간다·지부티·나이지리아 등도 외교 장관 및 특사를 파견했다.
남수단은 30년 이상 내전을 치른 끝에 지난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살바 키르 현 대통령(딘카 족)의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누에르 족)이 이끄는 반군이 수도 주바에서 첫 교전을 벌인 이후 종족 분쟁이 국가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제2의 내전으로 비화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미국 등 관련국은 양측 지도자를 따로 만나 중재에 나섰고, 둘 모두로부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의지를 확인했지만 협상의 전제 조건 및 장소·시간 등에서 아직 이견이 많다고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