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사의 매킨토시컴퓨터를 국내 독점공급하는 엘렉스컴퓨터가 폭리를 취한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외국에서 이를 직접 수입, 20~30% 싸게 팔겠다는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해 국내 컴퓨터 유통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이로써 독점 판매로 인해 미국·일본에 비해 최고 150만원 비싼 매킨토시 컴퓨터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컴퓨터의 국내 도메인(인터넷 주소)을 선점해 화제를 모았던 김선일(31)씨는 5일 『매킨토시 컴퓨터 전용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 4월15일께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金씨는 특히 매킨토시 컴퓨터를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이름을 「애플 코리아」로 정했다. 그렇다고 해서 金씨가 미국 애플사와 어떤 형태의 계약을 체결할 것은 아니다. 다만 金씨는 「WWW.APPLEKOREA.COM」과 「WWW.APPLEKOREA.CO.KR.」라는 도메인을 애플의 한국지사인 애플컴퓨터코리아에 앞서 선점해 놓고 있다.
金씨는 『인터넷을 통해 매킨토시 컴퓨터 주문을 받은 뒤 제품은 일본이나 홍콩 등에서 들여와서 2~3개 유통업체를 통해 3일 이내에 배달한다』는 사업계획을 밝혔다.
공식 수입업자가 아니어도 외국에서 제품을 구매, 유통하는 병행수입은 이미 지난 95년 11월부터 허용됐다. 따라서 자신이 운영하는 형태의 인터넷 쇼핑몰은 적법하다는게 金씨의 주장이다.
김선일씨는 『애플컴퓨터코리아측과 여러 차례 도메인 반환협의를 벌였지만 판매가격이 낮아질 것을 우려한 애플측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金씨는 또 엘렉스컴퓨터와도 접촉했지만 『대리점의 반발을 의식한 엘렉스가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터넷 도메인을 선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를 제품 판매에 이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도메인을 선점한 경우 대부분 고가에 되팔기를 원하거나 개인적인 취미 활동에 이용해 왔다.
金씨는 이에 대해 『매킨토시 사용자로서 도메인을 고가에 되팔기보다 소비자에게 유용하게 사용하기를 원했다』며 자신이 직접 매킨토시 판매에 나선 동기를 설명했다. 金씨의 이같은 독자판매에 대해 엘렉스와 애플코리아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며 제동을 걸 움직임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국내에 진출한 외국 컴퓨터업체 지사는 대부분 다수의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반면 애플코리아는 매킨토시를 엘렉스에만 제공, 고가 판매를 묵인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한 개인사업자의 반란이 거대 기업 애플과 엘렉스컴퓨터의 독점적인 판매행위에 과연 제동을 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